아침에 눈뜨면 뽀송이의 쎅쎅거리는 소리에 안심하며 하루를 시작하곤 했다.
이 날 아침...
이상하게 뽀송이가 머리맡에 없었다. 어딨지!
방 여기저기에도 없는 뽀송 설마...
다행히도 신발장에서 숨 쉬고 있었다.
어제 오후에도 계속 신발장에 있더니...
강아지는 죽을 때 주인이 없는데서 죽는다는 말이 생각나 신발장으로 가면 부지런히 거실로 데려오고 데려오고 반복했다.
그랬더니 이젠 화장실에 숨어있다.
자꾸 구석진데 있으니 속상한 마음이 더해졌다.
오전에 첫째 복덩이와 집 근처 1시간 40분짜리 체험전 예약해 놔서 오전에 산책을 못 해줬다.
그래도 남편이 집에 있으니 괜찮겠지...
이제 하루에 철분제를 6알씩 먹여도 귀, 잇몸 색에 핏기가 없다.
오전에 복덩이 챙길 때 남편이 츄르형태 간식을 억지로 라도 먹이는데 평소와 다르게 입안에 머묾고 있고 삼키지 못했다.
이날 새벽 1시부터 소변도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산책을 안 해줘서 더 기운이 없는 것 같아 첫째, 둘째, 남편 뽀송이 온 가족이 함께 산책 나갔다.
영역표시를 하며 소변을 보라고 뽀송이가 밖에 내놓으면 다시 유모차에 타고 다시 유모차에 타고 아애 소변을 볼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래도 바람을 쐬면 기분이 좋아져 다시 기력을 찾지 않을까?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뽀송이를 틈틈이 살폈다.
아이들과 그네를 타고 있는데 남편이 빨리 집에 가자! 하며 소리를 친다.
나는 애들 그네 10번만 타고~!! 갈게! 외치며 아이들과 10번을 타고 얼른 뛰어갔다.
그런데 뽀송이가 숨을 몰아쉬며 헐떡이고 있었다.
가는 길에 음료수를 사고 집에 가는데 빗방울이 뚝뚝 떨어진다. 비가 내릴 것 같아 유모차를 거칠게 몰아 집으로 도착했다.
남편이 뽀송이 좀 봐바!라고 이야기해서 봤는데 눈을 동그랗게 뜨고 숨이 거칠지 않았다.
나는 웃으며 뽀송이 괜찮은 것 같아.라고 이야기 했다. 근데 사실 그게 뽀송이의 마지막 모습이였다는걸 나는 나중에서야 알았다.
집에와서 뽀송이를 옮기는데 남편이
"뽀송이 갔다"라고 이야기하며 울기 시작한다.
무지개다리를 건넌 뽀송이는 아직도. 눈이 맑고 살은 따뜻하고 털도 부드러웠다.
죽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너무나 예쁘고 사랑스러운 모습이 그대로였다.
엉엉 울다 복도 유모차에 잠들어 있는 첫째, 둘째가 생각나 거실로 안아 옮겼다.
이 와중에 나는 엄마라 아이들을 챙겨야 한다는 게 마음에 사무친다.
뽀송이도 나의 첫 번째 아이인데...
온전히 슬퍼해줄 수 없는 현실에 미안하고 또 무지개다리를 건너고 있을 뽀송이가 이해해 줄 거라고 의지해버린다.
해주고 싶은 말이 정말 많은데 곁에 없다는 게 사무치게 슬프다.
아프다가 간 우리 뽀송이 가서는 부디 아프지 말고 좋아하는 산책 원 없이 하길...
세상에 이보다 착한 존재는 없을 거라고...
하늘에서 천사가 내려왔다가 다시 하늘로 돌아간 거라고... 생각한다.
뽀송아 미안해 사랑해 고마웠어...
너 덕택에 엄만 행복했어. 엄마 곁에 잠시 머물다 가줘서 정말 고마워~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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