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가 하늘나라 가기 전 이야기를 왜 적는지 이해 안 되고 뭐야? 싶을 수 있다.
내가 이렇게 어둡고 아픈 이야기를 적는 이유는 뽀송이가 비장파열 후 아무리 검색해도 그 이후 강아지가 어떻게 보냈는지 일상생활에 대한 이야기가 없었기 때문이다.
강아지가 하늘나라 가기 전 어떻게 보냈는지... 어떻게 함께 해줘야 하는지 모르겠는데 말이다.
누군가에겐 필요 없는 이야기이지만...
혹시 나처럼 강아지의 마지막을 기다리며 함께 시간을 보내는 누군가에게는 위안과 희망과 좌절에 대한 마음의 준비가 되길 바란다.
D(6개월)+25~26일 이야기
강아지컨디션이 하루 좋고 하루 안 좋던 뽀송이가 이제 반나절 좋고 반나절 안 좋은 패턴으로 바뀌었다.
D+25일
반 나절 좋고 반 나절 상태가 안 좋던 뽀송이가 오늘은 하루종일 컨디션이 정말 좋았다.
산책할때 영역표시도 신나게~~♡
오늘 소변에서는 피가 안 나왔다~!!
산책하며 걸을 때도 나란히~♡ 산책할 때도 속도가 엄청 빠르진 않지만 처지지 않고 잘 걸어간다.
나도 덩달이로 신나 산책하는 중이다.
밥도 잘 먹는다~~
삶은 고구마도 잘 먹고~~ 무염버터에 볶은 소고기는 안 먹고 한참 뒀다가 조금 먹었다.
그래도 밥을 차려서 갖다 줘야 먹는다...
사람도 아프면 입맛이 없는데 강아지도 그런가 보다.
뽀송이가 잘 먹으니 내가 다 배부르네~♡
산책 중에 쉬도 잘 배출해서 그런지 배도 홀쭉~!!
배에 차 있던 소변을 잘 빼냈나 보다!
이 날 밥을 먹은 양은 고구마 2개 고기 50g 정도다!
D+26일 이야기
1. 피소변을 3차례 보았다
오늘 아침처럼 당황스럽긴 처음이다.
2일 전 피소변 2번 본 뒤 오늘 다시 피소변을 보았다.
아침에 일어나니 넓게 펼쳐진 배변패드에 뽀송이가 피소변을 여기저기에 싸놓은 흔적이 보인다.
어제 상태가 좋아 보여... 그냥 단순 방광염이고 다 나아서 괜찮아진 거였으면 좋겠다는 나의 작은 희망은 휴지종아리처럼 사라지고 말았다.
아침부터 뽀송이 피소변을 싹싹 치우고...
첫째가 일어나서 애들 데리러 방에 들어간 순간...
또 피소변을 싸놓았다.
핏색 소변과 중간중간 피 덩어리가 보인다.
아마 소변 나오는 방광에서 종양이 터져 이렇게 피가 나오는 게 아닐까 싶다.
2. 노란 토사물
피소변을 정리하고 뒤돌아서 애들 둘 챙기다 보니 이번엔 토를 한다.
뽀송이는 꼭 사람이 없는 틈에 피소변 싸고 토하는 모습을 보인다.
약한 모습을 다른 사람한테 들키기 싫어서 그런가..
아님 아픈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주기 싫은 건가...
3. 산책에 의욕이 없다.
그래도 산책 나가면 기분이 좋아질까 뽀송이를 데리고 더운 날씨지만 산책을 나갔다...
그런데...
뽀송이가 산책을 너무 힘들어한다.
이렇게 까지 산책을 힘들어한 적은 처음이라 더 속상하다.
아무리 힘들어도 좋아하는 장소에선 꼭 소변으로 영역표시했었는데 오늘은 풀밭에 꺼내면 주저앉고 유모차로 다시 들어가곤 한다.
결국 산책시간 유모차에서만 다 보냈다...
그래도 뽀송이가 기분전환 됐길 바라며 집으로 돌아왔다.
혹시 또 쉬 싸고 싶은데 참고 있는 걸까 봐 오후 4시쯤 아이 둘과 함께 아파트 중층 정원에서 산책하는데
... 여전히 유모차 안 자리만 고집한다.
4. 오늘 먹은 양
오늘은 몸이 안 좋은지 먹는 것도 신통치 않다.
고구마도 입에도 안 대고...
그래서 오전 산책 끝내고 낮 12시쯤 설레이게라는 액체형 간식을 억지로 먹였다.
그러고 나니 조금 상태가 호전되었다. 가까이 가면 꼬리를 흔들흔들 흔들어준다~~
귀여운 우리 뽀송이~♡
오후 5시쯤에 고구마를 다시 주었는데 먹지 않는다. 그래서 첫째, 둘째에게 조금씩 나눠 먹이니 식욕이 도는지 조금씩 받아먹서 4번이나 먹었다.
그 이후 혹시 먹을까 싶어 훈제 오리고기요리를 했는데~!! 잘 먹는다!
훈제 오리고기 10점 넘게 먹었다!
내일 아침에 어떤 모습으로 뽀송이가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내일도 뽀송이가 좋아하는 산책하고 맛있는 걸 함께 나눠먹으며 보낼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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